배달의민족(배민)이 쿠팡이츠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OTT 제휴 혜택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멤버십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OTT 플랫폼 티빙과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자사 유료멤버십 ‘배민클럽’에 해당 콘텐츠를 포함할 계획이다.
배민클럽은 지난해 9월 배민이 론칭한 유료 멤버십이다. 월 3990원(프로모션 적용시 1990원)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배달비 무료, 장보기·쇼핑 쿠폰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여기에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가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월 7890원에 쿠팡 커머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와우 멤버십 충성도는 높은 편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쿠팡이츠의 카드 결제금액은 5933억원으로 전년동기(2981억원)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민이 8759억원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배민은 출시 이후 꾸준히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쿠팡이츠 서비스가 론칭된지 불과 몇 년 만에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친 데 이어 배민의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쿠팡이츠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와우 멤버십이 뒷받침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과 티빙의 협업 소식에 쿠팡은 쿠팡플레이 무료화를 선언했다. 기존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유료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였는데 이를 일반 회원에게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쿠팡플레이를 시청하다가 자연스럽게 쿠팡의 다른 서비스도 이용하게 될 것이란 전략이다.
본업은 배달인데 경쟁은 OTT로?
배민과 쿠팡이츠가 이처럼 배달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달리 말해 배달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두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주력 서비스인 배달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은 할인 제공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달 서비스에서의 할인 혜택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앞서 쿠팡이츠와 배민은 한집배달, 알뜰배달, 무료배달 경쟁을 차례대로 벌여왔다. 그러나 이같은 출혈경쟁은 도리어 배달비 인상 등의 결과로 이어지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런 이유로 배민과 쿠팡 등 배달 플랫폼들은 연계·통합 서비스를 내놓으며 락인효과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내에서 여러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앱 체류 시간과 이용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